본문 바로가기
건강정보

낮설어서 더 멀게 느껴졌던 병 조현병에 대한 차분한 이야기

by dumchitdumchit 2025. 12. 17.
반응형

우리가 잘 모른 채 오해해온 이야기, 조현병

 

 

 

낯설지만 멀지 않은 마음의 문제

 

조현병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시 말을 멈춘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


괜히 잘못 말했다가 실례가 될까 조심스러운 태도,


혹은 영화나 뉴스에서 본 장면이 스쳐 지나가며


막연한 두려움이 먼저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묻고 싶어도


편하게 물어보기 어려운 주제이기도 하다.

 

“조현병이 정확히 뭐야?”


“위험한 병이야?”


“일상생활이 가능한 거야?”

 

이 질문들은 아주 자연스럽지만,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쉽게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조현병은


많이 들어봤지만, 제대로는 잘 모르는 병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글은 조현병을


특별하거나 극단적인 이야기로 다루지 않는다.


누군가를 낙인찍거나,


불필요한 공포를 만들지도 않는다.

 

대신


 우리가 왜 이 병을 어렵게 느끼는지


 어떤 오해들이 쌓여왔는지

 

조현병을 ‘사람의 이야기’로 바라보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를 천천히 풀어보려 한다.

 

이름부터 낯선 이유

 

조현병이라는 단어는


어딘가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병을 ‘정신적으로 아주 심각한 상태’로만 떠올린다.


일상과는 완전히 분리된,


나와는 상관없는 세계의 이야기처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조현병은


어느 날 갑자기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병이 아니다.

 

오히려


생각과 감정, 인식의 균형이 조금씩 어긋나는 과정


가깝다.

 

그 미묘한 변화는


겉으로 보기엔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의 문제

 

조현병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따라붙는 이미지가 있다.

 

  • 위험하다

 

  • 예측할 수 없다

 

  • 갑자기 폭력적으로 변한다

 

이런 이미지는


대부분 자극적인 장면이나


단편적인 이야기에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이미지가


병 자체보다 사람을 먼저 규정해버린다는 점이다.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말보다


“조현병 환자다”라는 표현이


먼저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전자는 사람이 중심이고,


후자는 병이 사람을 덮어버리는 느낌을 준다.

 

 

조현병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가끔 이런 말을 듣는다.

 

“원래 예민해서 그런 거 아니야?”


“성격이 약해서 버티질 못한 거지.”


“마음먹기에 달린 문제 아니야?”

 

이 말들은 악의가 없어 보여도


조현병을 겪는 사람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조현병은


의지의 문제도,


성격의 문제도 아니다.

 

누구나 감기에 걸릴 수 있듯,


누구나 마음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

 

다만 그 방식과 깊이가


사람마다 다를 뿐이다.

 

 

처음에는 ‘이상하다’기보다 ‘낯설다’

 

조현병의 변화는


대개 아주 서서히 시작된다.

 

갑자기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보면


“요즘 좀 달라진 것 같다”


정도로 느껴질 수 있다.

 

  • 표정이 이전보다 굳어 보인다

 

  •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 사소한 일에도 의미를 많이 부여한다

 

이런 변화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모습과 겹친다.

 

그래서


“힘든 일이 있나 보다”


“요즘 스트레스가 많겠지”


하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현실이 흔들리는 느낌

 

조현병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현실 인식’의 변화다.

 

현실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 다른 사람의 말에 숨은 의미가 있다고 느껴지고

 

  • 우연한 일이 특별한 신호처럼 다가오고

 

  •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 과정은


겪어보지 않으면 상상하기 어렵다.

 

겉으로 보면


“왜 그렇게 생각하지?”


라고 느낄 수 있지만,


당사자에게는 그 나름의 논리와 연결이 있다.

 

 

혼자만의 세계에 갇히는 순간

 

현실과의 연결이 불안정해지면


사람은 점점 자기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말을 해도 이해받지 못할 것 같고,


설명하려 할수록 더 이상해 보일 것 같고,


그래서 차라리 침묵을 선택한다.

 

이때 주변에서는


“왜 말을 안 해?”


“왜 저렇게 무기력해졌지?”


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 침묵 뒤에는


설명하기 너무 어려운 혼란이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조현병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조현병은


눈에 보이는 상처가 없다.

 

그래서

 

  • 괜찮아 보이는데 왜 저러지?

 

  • 멀쩡해 보이는데 왜 일을 못 하지?

 

같은 말이 쉽게 나온다.

 

하지만 마음의 문제는


겉모습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 웃고 있어도


안에서는 폭풍이 치고 있을 수 있다.

 

이 간극이


조현병을 더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가족과 주변 사람이 느끼는 혼란

 

조현병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도


큰 혼란을 겪게 된다.

 

  • 어디까지 도와야 하는지

 

  • 언제 개입해야 하는지

 

  • 믿어야 하는지, 말려야 하는지

 

정답이 없는 상황 속에서


서로가 지치기 쉽다.

 

이 과정에서


서운함, 분노, 죄책감 같은 감정이


복잡하게 얽히기도 한다.

 

 

조현병은 ‘끝’이 아니라 ‘과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현병을 하나의 결론처럼 생각한다.

 

“조현병이면 이제 평생 힘든 거 아니야?”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지?”

 

하지만 조현병은


단일한 상태가 아니라


오르내림이 있는 과정에 가깝다.

 

상태가 안정되는 시기도 있고,


힘든 시기도 있다.

 

그리고 그 흐름은


사람마다 다르다.

 

가장 필요한 것은 ‘이해받는 경험’

 

조현병을 겪는 사람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완벽한 조언이 아니다.

 

“힘내”도 아니고,


“생각을 바꿔봐”도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느낄 수 있겠다”


라는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해받는 경험은


현실과의 연결을


다시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우리가 조현병을 다르게 바라본다면

 

조현병을


‘무서운 병’으로만 보면


사람은 사라지고 병만 남는다.

 

하지만


‘사람이 겪고 있는 하나의 어려움’으로 보면


시선이 달라진다.

 

  • 판단보다 질문이 먼저 나오고

 

  • 거리두기보다 이해가 앞서고

 

  • 침묵보다 대화의 가능성이 생긴다

 

이 차이는 작아 보여도


누군가의 삶에는 아주 큰 변화가 될 수 있다.

 

 

조현병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동시에 훨씬 인간적인 이야기다.

 

이 병은

 


누군가를 규정하기 위한 단어가 아니라,


누군가를 더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일 뿐이다.

 

이 글을 읽고


조현병에 대해


조금 덜 무서워졌다면,


조금 덜 단정 짓게 되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해는


언제나 작은 관심에서 시작되니까.